장마가 시작되고 태풍이 몰려오는 한참때,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책을 읽고 다 떨어진 담배 한 갑을 사러 근처 편의점으로 나갔다.

작업실의 유리문을 여는 순간 장마 특유의 습한 답답함이 이렀다.

언제 비가와도 이상하지 않을진데 근처 공사장에는 인부들이 일 중 쉬는 시간인지, 작업을 마치고 쉬는지 앉아서 각자 사는 얘기들을 나누고있다.

작업실을 구하고 자주 들리던 근처 편의점.

평일 저녁시간마다 일을 하던 연상의 알바생은 보이지 않았다.

작업실에서 술에 만취해 찾아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그 후로는 별 진전없던 사이라 편의점에서 가끔 마주치는것이 나름의 낙이었는데, 오늘은 아쉽게도 그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담배를 손에 집어들고 작업실로 올라오는 길.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던 인부들은 짐을 정리하고 있었고,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져 금방이라도 장맛비를 쏟아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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