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하루차이.]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아버님은 8월에 암 판정을 받으시고, 친구는 병원을 왔다갔다하며 아버님의 병수발을 들었다.

 그러다 12월 결국 아버님은 입원을 하셨고, 암과 폐렴, 최근 작가 허지웅씨가 겪고있다던 림프종까지 곂치셔 많이 힘들어 하셨다. 아버님은 폐렴으로 인한 정신착란과 항암 진통제에 섞여 있는 마약성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혹은, 비주기적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셨고, 정신이 돌아오실때마다 친구에게 '차라리 편하게 보내달라.' '올해 (2018년에)죽으면 보험비가 2000이고 내년에 죽으면 800까지 떨어질거다.' 라는 말등등을 하시며 친구와 친구의 어머님을 더욱 힘들게 하셨다.

 그러던 중 12월 25일, 사랑을 얘기하는 예수의 탄신일에 친구는 나에게 톡을 보냈다.

 [지금 병원 가는중.] 친구는 보통 아침 8시쯤 병원에 가서 아버님의 간병을 하다가 저녁 어머님과 교대를 하고 일을 보고 집에서 쉬었다. 그러고는 아침에 일어나 다시 아버님께 가는 생활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남자에게 톡이 온 것은 저녁 8시47분경이었다.

 남자는 24일이었던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25일 외식으로 대체하고, 저녁에 친구를 만나 맥주를 마시는 중이었다. 그러다 친구의 톡을 받았고 바로 담배와 핸드폰을 챙겨 나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의 내용은 아버님의 폐렴이 결국 왼쪽 폐까지 전이 해 많이 위독하시다는 것이었다. 아버님의 담당 교수는 폐렴이 전이되면 일주일이 안남으셨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친구는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것은 그로부터 이틀 후인 27일이었다. 새벽 4시에 결국 돌아가시고 친구는 원래 암투병을 하시던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기에 편한 (친구네 가족은 카톨릭인 관계로) 병원으로 이동 해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다.

 남자는 26일날 루틴으로 삼던 저녁산책을 하며, 친구에게 전화를 해볼까 생각을 했었지만 늦은 시각인데다가 바쁠것이라는 추측을 핑계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남자는 운전면허의 학과교육을 받던 중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남자는 그 날,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남았던 일을 처리하고 저녁에 장례식장을 찾았다.

 그를 맞이 해 주는 친구의 모습은 오히려 홀가분해 보였다. 오랜 시간 간병을 했기 때문일까, 아버님의 말씀 때문일까. 오히려 '이제 해방이지 뭐' 라며 덤덤한 척 이야기를 하는 친구에게 남자는 할 말을 잃었다.

 다만, 장례식장이 덥다는 남자의 말에 아이스크림과 음료, 차가운 커피를 사다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친구들이 모여 있던 단톡방에서는 2년인가 3년전 결혼을 하셨던, 친구의 누님이 쌍둥이를 출산하셨다며 서로 축하의 메세지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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