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 虛無

장지에 채색

72.7 x 90.9

2018


중학교 시절, 선인장을 키웠다.

그 선인장은 내 관심보다 훨씬 잘 자라 이내 꽃을 피우게 되었지만, 난 그 꽃을 보지못하고 아주 이쁘게 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그 선인장은 새벽 일찍 꽃을 피우고 져 '언젠간 볼 수 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만을 하다 결국 선인장의 꽃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건강하다 생각했던 선인장이 하루아침에 죽어버린 그 일이, 당시 나에겐 너무나 허무하게만 느껴졌고, 그 후 나에게 선인장은 허무함의 상징되었다.

그리고 그 허무함을 10년도 더 된 지금 내가 맺어온 인연들 속에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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